다녀 본 곳

금정산 눈산행

꺼병이 2019. 2. 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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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비 온다고 산엘 가고
바람 불면 바람 분다고 산에 가며
눈 내리면 눈 온다고 산을 간다.

봄에는 샛바람 맞으며 들꽃 만나러 가고
여름에는 마파람에 초록으로 물든 산을 본다.
가을엔 하늬바람 따라 훨훨 타는 단풍을 보며
겨울엔 된바람 속에 산의 속살을 보러 간다.

그립고 외로움에 지쳐
아파하며 산을 오른다.

산이 거기에 있어
설렘을 안고
오늘도 산을 오른다.


  2019년  1월 31일 목요일
첫 눈 온 날에..


오후 4시..

학교 뒷편으로 보이는 대륙봉이 햐얀 눈으로 덮였다.

준비가 덜 된 탓에 운동화 신고,

단팥빵 하나에 생수, 사징끼 달랑 매고 길을 나선다.

산성길은 이미 차량 통제하고 있어서

오직 두 발로 만 오르고 내려야 한다.


삼밭골 약수터.

오래전에는 이곳에 삼이 많이 났다고 한다.

약수 받으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인데

날씨 탓인지 휑~하다.


눈의 경계선에 보이는 산길이 정겹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러셀 아닌 러셀을 하면서 진행한다.


너럭바위에서 조망한 호봉과 용봉(의상봉)이 눈에 파묻혀 있다.


대륙봉에서 조망한 파리봉.

이곳에서 우측 동문으로..


대륙봉에서 동북방향을 조망.

공덕산과 달음산도 눈모자를 섰다.


동문 가는 길이 흰 카펫으로 포장.


저녁 햇살 받는 고당봉.

설원이 장엄하다.

노을을 만난다는 건
곧 야간 산행을 의미한다.


설원과 소나무 풍경.


소나무..

노을에 물들다.


석양에 운치를 더해 가고..


아무도 가지 않은
홀로 자주 찾아가는
숨겨진 그 길을 헤쳐 나아간다.


나비바위 앞 억새가 눈으로 엉겨 붙어있어

운동화로 헤쳐 나가기가 엥간하다.


제 3 망루 가기 전.

멀리 호봉과 용봉(의상봉)이 보이고..

빛의 양이 모자라서 ISO값을 2,000으로 끌어 올린다.


두꺼비바위와 4망루.



부채바위.

그 너머 시내로 조명들이 하나 둘 불 밝히기 시작한다.


원효봉.

이제는 어둠이 내려 조망하기가 여간하다.  ㅜㅜ


sunset.


고당봉과 4 망루, 그리고 호봉(의상봉).



삼각대 없이 밤 풍경을 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후의 설경은 두 눈으로 만 가득 담으며

북문을 거쳐 범어사로 하산 한다.


홀로 간 설 산.

유유자적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해는 저물고

아무도 없는 산정에서

가져 간 빵 한조각 먹으며

터벅거리 걸어 간 길은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으리.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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