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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철마의 연꽃을 만나러 길을 나섰다.
곰내 터널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연꽃 단지는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쉬이 오 갈 수 있는 제법 알려진 곳이다.
연꽃단지 뒤편으로 달음산과 함박산, 철마산이
병풍처럼 둘러 펼쳐진 아담하고 조그마한 마을이다.
꽃대 하나에 한 개의 꽃을 피우는 연꽃은
7월에 개화를 시작하니
시기적으로는 꽤나 늦은 끝물인 셈이다.
길고 불안정한 장마가 끝나고
갑짝스레 섭씨 34℃가 훌쩍 넘어버린 이상 기온 탓에
폭염경보까지 발효된 상황이라
몇 되지 않은 사람이 드문드문 연꽃 주변을 서성인다.
활짝 핀 꽃이 이뿌긴 하지만, 지는 꽃도 아름답다는 생각에
무거운 사징끼 들고 연꽃단지 이모저모를 기웃거려 본다.
끝 잘린 연 줄기 대구리를 물고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큰 밀잠자리와
커다란 잎사귀 아래에 우렁각시의 연분홍색 흔적이 이채롭다.
주차장 옆 연밭 식당 앞에는
연탄재들이 화단의 담장을 대신하고 있다.
"연탄재
발로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연탄재 시인 안도현이 불현듯 떠오른다.
나는..
언제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지
깊이 음미해 볼 일이다.
2020.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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