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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이가 이 세상 소풍을 끝내시고 하늘의 부름을 받으신 때가 2017년 시월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보름째 되는 날에 현몽을 하셨는데 너무나도 선명하여 생시와도 같았다.
길쭉한 나무마루가 있는 우리 집 마당에 퍼질고 앉으셔서
작은아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아주 큰 쌀양재기(붉은 고무다라이)를 툭툭 치시면서
'니는 가진 거 또 만어면쓰 이거바께 몬 베푸나?' 하시면서 내게 타박을 하신다.
'아이고 어무이요.'
'내가 잘몬햇심미더.'
'담부텀 마이 챙기가 베풀 끼요.'
'잘못 헨 거 알카주서 고맙고 모리는 거 갈카주서 또 고맙심니더.'라고 말씀을 드리니
그제사 어무이 표정이 밝게 펴지신다.
그리고 잠시 뒤
요를 덮은 전기장판 위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자니 어무이가 내 방에 들어오시며
'아고 추버래이.' 하며 손과 발을 내 이부자리 밑으로 쑥~ 밀어 넣으신다.
'어무이요.'
'거어보다는 여어가 더 따십니더.'
'일로 오이소.' 하고 자리를 챙겨드리니
'아이고 따시데이.' 하시며 웃으신다.
내 집에는 마당은 커녕 마루도 없는데
꿈속의 집은 어색함이 전혀 묻어나지 않고 키 낮은 울타리가 쳐 저 있는 작고 초라한 집이었다.
기억이 희미한 아주 어릴 적에 살았던 집이었을까?
선몽 이후 범어사의 산내 암자인 청련암에서 울 어무이 막제를 지내게 되었고
쌀 20kg와 아부지와 어무이가 신으실 따뜻한 털신을 준비하여 공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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