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바로 전 날이자 구월의 마지막 날에
남부민동 골목길을 두루두루 찾아 나선다.
오늘의 컨셉은 오래된 골목길과 대문, 빨래,
내려다보는 부산항 풍경이다.
충무동 골목 시장에서 시작하여
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송도 아랫길과 산복도로(천마산로) 위 골목길을 관통하고
해 질 녘에는..
집터 근처에서 들꽃들과 어색하게 눈 맞춤을 하고
천마산 봉수대를 올랐다.
천마 바위에 세워져 있던 송전탑은
어느새 철거되었고,
그동안 철탑 전선에 의해 성가셨던 전망이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풍광을
이제는 거침없이 훤히 볼 수 있게 펼쳐졌다.
동영상에 들어있는 첫 번째 음악은 남부민 국민학교 교가이고
두 번째 음악은 작은 아버지 18번? 노래로 손인호가 부른
'해운대 엘러지'이다.
오래전 명촌 친지 행사로 부산 귀갓길에
관광버스 안에서 반주 없이 부른 노래로
모두가 감탄할 정도로 구성지게 불렀었다.
세 번째 음악은 푸른 하늘 은하수..로 시작되는
'반달'이라는 동요다.
70년대 중 후반때
검정다리에서 충무동 육교 앞으로 옮겨와서 장사하던 시절,
그곳 상가회에서 첫 야유회를 가게 되고
그때 돌아가며 한 사람씩 부르게 될 노래 한 곡을
나하고 동생이 어무이에게 '반달'이라는 노래를 가리키게 된다.
천마산 중턱에서 밤늦은 시간에 셋이서 합창을..
동생은 이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때 불렀던 어무이의 노래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듣게 되었다.
아버지가 부른 노래를 들어 본 적 있으시나?
살아 오며 딱 한번 들은 적이 있다.
상가 야유회에서 돌아 온 날 밤에
상가 한켠에 모여 여행의 흥을 돋구려고
삼삼오오 모여 술마시고 노래 부르고
아버지도 한 곡을..
일반적인 노래가 아닌 사설 시조를 창처럼 부르셨다.
아쉽게도 그 시조의 내용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몇 소절 읎조리신 것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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