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 본 곳 114

양산 원효암과 천성산

2023년 2월 4일 토요일 오전 7시 양산 원효암과 천성산을 둘러보기 위해 양산 대석마을에서 출발한다.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덕운육교를 건너고 신대석마을 입구에서 우측으로 난 포장된 임도를 따라 8.2km쯤 꾸불꾸불 가면 천성산 8부 능선에 원효암이 있다. 원효암은 신라시대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부산 범어사의 말사이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불국정토에는 밤사이에 소리가 소문없이 내려앉자 고요 그 자체다. 원효암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천성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포장길이 온통 패여서 걸음걸이에 불편함이 많다. 산정에 올라서니 매서운 바람에 귀가 시려오지만 사방팔방이 확 트이고 시계도 깊어 하늘과 산의 경계가 선명히 조망된다. 천성산에는 두 개의 높은 봉이 있는데, 예전에는 이 중 92..

다녀 본 곳 2023.02.04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2022년 12월 31일 나의 인생숙제를 마치고 귀갓길에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 들린다. 구룡포는 대게와 과메기로 유명한 포항의 대표 항구다. 이곳은 항구 자체보다는 100여 년 전에 거주하던 일본인? 가옥거리가 더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개량된 일식집이 밀집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집들을 적산가옥이라고 부르며 여기에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을 하여 한동안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구룡포란 이름은 신라 진흥왕 때 앞바다에서 10마리의 용이 승천하다가 1마리 용이 떨어지고 9마리만 승천한 포구라 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다녀 본 곳 2023.01.02

경주 첨성대

2022년 12월 3일 토요일 경주 인왕동에 있는 첨성대의 밤 모습을 보러 가자는 아내의 말에 군소리 없이 따른다. 국민학교 졸업기념 수학여행 때인 70년 가을에 본 첨성대의 모습을 수 십 년 만에 것도 밤 풍경을 보러 간다는 게 무척이나 맘 설레었다. 도로변 주차공간에 파킹을 하니 어디선가 주차요원이 나타나서 요금을 지불하고 첨성대로 다가간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이고 어둠이 내린 시각인데도 인파가 제법 있다. 붉은빛이 나는 화려한 조명을 받고 서 있는 첨성대가 아름답게 보이긴 하였지만 원초의 색감을 느끼기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조명으로 화장을 한 첨성대는 돌의 색감이나 질감을 느끼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원초적인 첨성대의 본모습을 보려면 자연광이 비추는 낮에 와야 제대로 볼 수 있겠다. 첨성대는 ..

다녀 본 곳 2022.12.04

울릉도 죽도 여행

2022년 5월 1일 도동에서 8시 40분에 출발하는 동해호를 20여 분간 타고 간다. 선부에서 죽도를 담고자 했지만 맞바람에 실려오는 바닷물이 예사롭지 않고 배도 많이 기우뚱거린다. 어쩔 수 없이 관음도만 몇 컷 하고 선실로 들어오니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죽도에서 머물 수 있는 1시간이란다. 그 시간이면 죽도를 한 바퀴 돌기엔 충분하다며, 이 배를 놓치면 다음 배가 오후 3시에 있고 이 조그마한 섬에서 다섯 시간을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하니 시간을 잘 지키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9시 50분에 도착한 선착장 뒷편은 거의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선형 구조물에 계단이 360여 개 있다. 죽도 입장 환영식이 유별나다. 계단이 끝나면 가느다란 대나무가 문을 대신하여 통로를 이루고..

다녀 본 곳 2022.12.02

아름다운 섬 독도를 품다.

2022년 4월 30일 울릉도 성인봉을 등정 후 다음 일정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독도 품기이다. 독도로 가기 위해 도동에서 간단하게 중식을 하고 저동항으로 간다. 숙소가 있는 도동항에는 독도 가는 여객선이 없다. 저동항엘 가야 하루 두 번(오전 8시와 오후 3시) 운항하는 쾌속선 엘도라도호를 타고 독도엘 갈 수가 있다. 세시 출항하는 쾌속선을 타기 위해서는 30분 전에 도착해야 되니 까닭 없이 마음이 급해지고 서두르게 된다. 그날의 기상조건이나 여타의 이유로 독도 접안이 불가되어 결항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독도까지의 거리는 87km 정도이고 뱃시간으로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이렇듯 어렵사리 도착한 곳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분이다. 이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풍경을 ..

다녀 본 곳 2022.11.29

울릉도 성인봉

2022년 4월 29일 금요일 21 : 00 포항 영일만에서 크루즈선인 뉴시다오펄호를 타고 30일 오전 6시 20분 울릉도 사도항에 도착한다. 울릉도는 한반도의 동해에 발달해 있는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5각형 모양의 섬이며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큰 섬이다. 사동에서 동북 방향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도동항 숙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성인봉 등반을 위해 북면에 있는 나리분지로 길을 나선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야지대이며 주위에 병풍 같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화산섬인 울릉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9시 등반 시작이다. 등로 초입부 표시가 애매하다. 도로 우측 가장자리의 인도석 위로 오래전에 칠한 듯 잘 보이지도 않게 흐릿하게 페인트로 적혀있다. 단디 살피지 않으면 쉬이 눈에 띄지도 않겠다. 나리분..

다녀 본 곳 2022.11.28

11/19 기장 죽성성당과 해송

무작정 길을 나서다가 기장 재래시장으로 방향을 잡아서 가는데 근처에 있는 죽성을 먼저 들리기로 한다. 오래전부터 간혹 찾는 곳이지만 여느 곳과는 달리 크게 변하지 않고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그리 낯설지가 않다. 주말인데도 많이 붐비지 않아서 좋다. 죽성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어촌 주민들이 음력 정월 보름에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지냈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서낭신을 모신 국수당이 있다. 드림 세트장을 돌아 나와서는 작은 어촌 마을 안으로 접어든다. 골목길을 휘돌아가는데 마을 뒷편 너머 언덕배기에 가려져 있던 노거수가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에서 자란다는 소나무 해송이다. 기장 죽성리 해송 동해안 자락의 작은 어촌마을인 기장읍 죽성리 두호마을 뒷산에 있는 나무이다. 죽성리 해송은..

다녀 본 곳 2022.11.20

11/12 범어사 고당봉

봇짐에 사징끼 하나 챙겨서 길을 나선다. 고당봉을 가기 위해 범어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계절의 끝자락에서 많은 인파가 북적인다. 범어사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사배 고개에서 좌측으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일교차가 큰 탓에 대다수 식물의 광합성이 이루어져 산이 온통 울긋불긋하다. 사배 고개에서 고당봉까지 2.4km이고 넓은 임도에다가 완만한 경사도여서 누구라도 쉬이 오를 수 있는 코스인데 초보 산행이라 할지라도 넉넉잡아 1시간 이내에 정상까지 도달할 수 있겠다. 땀 흘려 도달한 고당봉엔 붐비지도 한산하지도 않은 적당한 산객들이 서로의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10여분을 머물다가 북문으로 내려와서 동문 방향으로 길을 재촉하는데 사기봉 가기 전 돌계단이 젖을 정도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동문까지의 산행..

다녀 본 곳 2022.11.12

철마의 연꽃

철 지난 철마의 연꽃을 만나러 길을 나섰다. 곰내 터널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연꽃 단지는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쉬이 오 갈 수 있는 제법 알려진 곳이다. 연꽃단지 뒤편으로 달음산과 함박산, 철마산이 병풍처럼 둘러 펼쳐진 아담하고 조그마한 마을이다. 꽃대 하나에 한 개의 꽃을 피우는 연꽃은 7월에 개화를 시작하니 시기적으로는 꽤나 늦은 끝물인 셈이다. 길고 불안정한 장마가 끝나고 갑짝스레 섭씨 34℃가 훌쩍 넘어버린 이상 기온 탓에 폭염경보까지 발효된 상황이라 몇 되지 않은 사람이 드문드문 연꽃 주변을 서성인다. 활짝 핀 꽃이 이뿌긴 하지만, 지는 꽃도 아름답다는 생각에 무거운 사징끼 들고 연꽃단지 이모저모를 기웃거려 본다. 끝 잘린 연 줄기 대구리를 물고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큰 밀잠자리와 커다란 ..

다녀 본 곳 2020.08.17